CAPÍTULO 11
제11화
아인은 갑작스러운 카시우스 공작 의 등장으로 인해 로제리아가 식사 를 하는 내내 그에게 신경이 팔려서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 자 꾸만 거슬렸다.
로게리아의 얼굴이 툭하면 굳어지 고 중간 중간 멍해졌다.
평소라면 식사를 시작하기도 전부 터 식사가 끝날 때까지 한눈팔지 않 고 자신에게만 집중했다.
아인 역시 그녀의 반응을 즐기며 가끔씩 로제리아가 감동할 만한 모 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런데 카시우스 공작이 그런 아인 의 모습을 보고 갑자기 욕을 읊조리 고 테이블에 주먹을 세게 내려치면 서 로제리아가 겁을 먹게 만들었다.
때문에 그녀의 집중력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그럴수록 아인의 날카로 운 시선이 카시우스를 향했다.
아침에는 로제리아가 있어서 참았 지만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카시우스 공작이 이런 식으로 자신 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것을 가만 두 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짜증이 났으 니까.
아인은 기어코 카시우스의 집무실 까지 찾아와 따졌다.
“괜히 겁주지 말라고 제가. 친히. 부탁, 드리지 않았습니까."
말 한 마디마다 힘을 주어 말했다. 어째서 자신의 정중한 부탁을 무시 하시는 거냐고, 그 저의가 뭐든 그 만 하라고.
"그리고 아침 원래 안 드시지 않습 니까.”
아인이 불평을 터트렸다. 먹으면 몸만 무거워진다고 하지 않았나.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카시우스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저 역시 안 먹 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지금은 아니다?”
그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네. 오히려 아침을 먹으니 하루의 시작이 달라지더군요.”
정확히는 로제리아와 함께 아침을 먹기 시작하니 아침을 맞이하는 기 분이 상쾌해졌다.
아인이 씨익, 자신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카시우스 공작을 쳐다봤다. 그런데 그의 입꼬리가 의미심장하게 올라갔다.
“그래서.”
카시우스는 여전히 태평한 얼굴이 었다. 무슨 수작이지, 불길한 기분이 든 아인의 눈썹이 올라갔다.
“나도 이제부터 먹어 보려고."
카시우스 공작의 얼굴에 여유가 흘 렀다. 하지만 아인의 얼굴은 사정없 이 구겨졌다. 그가 의도한 대로 대 답해 버렸다는 것을 깨달아서.
***
카시우스 공작은 다음 날에도 그다 음 날에도 계속 찾아왔다. 얼핏 보 면 단란한 가족의 평범한 식사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살얼음판 위였다.
‘왜 자꾸 보지...'
최근 카시우스 공작이 집요하게 자 신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아침 식사 때 한정이었는데 어느 순 간부터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는 듯 한 시선이 느껴져 돌아보면 그가 있 었다.
일단은, 그의 시선을 모른 척 끈질 기게 피하고 있지만 불안한 마음 때 문인지 하루하루가 위태롭게 느껴졌 다.
그런데 하필, 지난번과 똑같이 복 도 끝에서 그가 보였다. 그때와 다 른 것은 이번에는 서로 반대 방향에 서 있다는 것이었다. 당연했다. 그때 는 로제리아가 아인의 방에서 나오 는 길이었고 이번에는 아인의 방으 로 향하는 길이었으니까.
다행히 아직 그는 그녀를 보지 못 했다. 로제리아가 재빨리 몸을 돌리 려고 하는데 그 순간, 카시우스 공 작과 눈이 마주쳤다.
여기서 돌아섰다가는 상황이 더 복 잡해질 거라는 경고등이 머릿속에서 강렬하게 울렸다.
'제기랄…’
요즘 그를 볼 때마다 자신도 모르 게 '제기랄을 하고 욕이 나왔다. 입 밖으로 나온 게 아니라 얼마나 다행 인지 모른다.
우연이라도 그와 마주치지 않으려 고 열심히 피해 다녔는데, 그래서 요즘에는 후원에서 낮잠 자는 것도 포기했다.
거기 기둥에 기대서 잠들면 적절하 게 쏟아지는 햇빛에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 나른한 기분이 그 리워서 가고 싶은 걸 꾹 참느라 얼 마나 괴로운지.
생각해보니 억울한 마음이 쏟아질 때였다.
그가 점점 로제리아를 향해 다가가 고 있었다.
“부인, 좋은 아침이군.”
최근 그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온갖 이유를 갖다 대 보며 부정을 하려고 해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가 가지는 관심의 정체가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네... 좋은...? ...아침이네요."
아침부터 천둥 벼락을 동반한 장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그래서 방에 서 나오지 않으려다가 날씨 때문에 아인의 오후 일정이 취소되었다는 소 식에 아인을 만나러 가던 중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 길 한가운데서 그 를 만난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울적 한데 좋은 아침이라니.
게다가 하늘은 한밤중인 것처럼 하 늘은 어두컴컴했지만 그래도... 그가 좋은 아침이라고 하면 좋은 거겠지. 암, 그런 거다.
“이런 날이 일하기 좋지."
그는 정말로 당장 살인이라도 일어 날 것 같은 날씨를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게다가 일하기 좋은 날씨라니.
'그게 어떤 일이지...?'
왠지 불길한 어감이었다.
이런 날씨에 하기 좋은 일이라는 게... 뭐가 있지. 지금 그녀의 머릿 속에는 살인, 납치, 고문, 협박... 밖 에 떠오르지가 않았다.
‘설마 나 들으라고 한 말은 아니겠 지'
그러니 오늘 조심하라고 경고한 건 아닐 거야. 로제리아는 자신도 모르 게 울상이 되었다. 그런데 카시우스 공작이 산뜻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 벼락이 내려친 것 같았다.
“뭐지.”
갑자기 카시우스 공작의 표정이 가 라앉았다. 기분이 좋지 않은 것... 아니, 매우 불쾌한 듯한 얼굴이었다.
"네…?”
'왜, 왜지...?’
심장이 쿵쾅거리며 상체가 뒤로 기 울어졌다. 하지만 로제리아가 도망 간 만큼 그의 상체가 가까워졌다.
“왜 비 맞은 개새끼처럼 떨고 있는 거지."
“…”
카시우스 공작이 로제리아의 얼굴 을 뚫어지도록 빤히 보면서 말했다.
로제리아 자신도 모르게 온몸이 사 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다. 그 사실 을 자각하지도 못할 만큼 겁에 질린 얼굴을 하고 있나 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라도 입가에 미소를 그릴 수 없었다. 몸 이 스스로의 통제를 벗어난 것처럼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그럴수록 카 시우스 공작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 자가 꼈다.
“나는 부인이 겁을 먹을 만한 행동 을 한 기억이 없는데.”
그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 빗소리에 맞물려 들리는 그의 목소 리는 어쩐지 더 위험하게 느껴졌다.
“부인
"
그가 재촉하듯 로제리아를 불렀다. 하지만... 뭐라고 대답하지.
그가 지금 이렇게 묻는 것부터 무 섭다… 고 말하면 가만있지 않겠지. 도저히 입술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내가 마치 부인을 죽이기라도 할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군."
그가 조소를 흘리며 읊조렸다. 제 게 하는 말인지 혼잣말인지 분간조 차 되지 않아 작은 한숨 같기도 했 다.
"왜... 상처받은 거 같지...?'
그럴 리가 없는데, 카시우스의 시 선이 천천히 이동해 로제리아를 물 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대로 지나쳤 다.
'하아...'
로제리아는 그가 보이지 않을 때가 되어서야 겨우 숨통이 트였다.
방금, 카시우스 공작이 한탄처럼 읊조린 말이 떠올랐다. 그의 말은 어느 정도 맞았다.
‘내게 직접적인 위협은 한 적이 없 지.’
하지만 로제리아는 몇 번이고 충분 한 공포를 느꼈다. 이미 그에게는 오래전 일로 기억나지 않겠지만.
복도에서 사람인지 흉물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온몸을 피로 두른 사람, 그가 지나갈 때 풍기던 피비린내와 악취, 그리고 그가 사라지고 복도 위에 남은 핏자국들이 로제리아에게 는 여전히 생생했다.
그건 그에게는 일상처럼 당연한 일 이었다. 그래서 그 모습 때문에 그 녀가 겁을 먹었다고는 전혀 생각하 지 못하는 것이었다.
로제리아는 그게 가장 무서웠다.
그녀에게는 얼핏 보는 것만으로도 견디기 힘들 만큼 끔찍한 것이 그에 게는 숨 쉬는 것만큼이나 당연한 일 이었다.
절대 좁혀지지 않을 간극이 있는 한 아무렇지 않게 보는 게 힘들었 다.
***
카시우스 공작은 자신을 볼 때마다 무서워하는 로제리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가 그럴수록 오기가 생겼다.
아인을 보면 눈빛부터 달라지면서 반짝거리고 자신을 볼 때는 눈빛부 터 흔들리면서 어떻게든 마주치지 않으려고 피한다. 그게 자꾸만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건 차별이지.'
왜 그런 유치한 마음이 드는지 알 수 없지만, 이 찝찝한 기분을 풀어 야만 미련 없이 모른 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로제리아는 자신 을 더더욱 무서워하는 게 보였다.
'두고 봐. 누가 이기는지.’
카시우스 공작이 이를 바득바득 갈 았다. 그는 매일 아침 무슨 일이 있 어도 아인의 방으로 가서 아침 식사 를 했다.
아인이 그를 노려보고 로제리아가 불편해하는 불청객이었지만 신경 쓰 지 않았다.
식사 내내 로제리아와 아인은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알콩달콩 했다. 음식은 입에 맞는지 물어보고, 먹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아인은 가식을 떨며, 활짝 웃었다.
어찌나 천연덕스럽게 행동하는지, 그의 원래 모습을 본 적 없는 사람 이라면 홀딱 넘어갈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넘어갔지.’
로제리아, 그녀는 이미 아인에게 속아 넘어간 후였다. 아인에게 시선 을 빼앗긴 채 정신을 못 차리고 있 는 모습만 봐도 이미 견적이 나오고 도 남았다.
‘그게 어떤 놈인지도 모르면서.'
그런데 로제리아는 여전히 카시우 스를 무서워했다. 도저히 그를 향한 경계심이 풀어질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마음만 먹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지만 카시우스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가 긴장을 풀도록 눈이 마주치면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 정도 노력 도 그에게는 엄청난 것이었다.
그런데 그럴수록 그녀는 오히려 기 겁을 하며 도망치려 했다. 순간 이 성을 잃지 않은 것이 그에게는 최선 의 노력이었을 만큼 화가 났다.
게다가 방금, 복도에서 만난 로제 리아를 떠올리니 기분이 더더욱 가 라앉았다. 그의 눈에 힘이 들어가고 미간에 주름이 생겼다. 자연스럽게 그의 몸에도 힘이 들어가자,
"으아아아악!!!!”
처절한 비명과 절규가 환기조차 잘 되지 않는 공간을 울렸다. 그의 발 밑에는 지난 며칠 사이에 눈에 띄게 상태가 나빠진 '그자'가 있었다.
“뭐, 뭐든 말 하겠습니다... 제발 그만... 저 좀 죽여 주십시오..."
그는 더 이상 살아남는 것조차 바 라지 않았다. 죽기 직전까지 겪어야 하는 고통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 나기를 바랐다.
그가 원하는 선처는 깔끔하게 죽여 주는 것이었다. 그걸 위해서라면 자 신이 아는 건 뭐든 말할 수 있었다.
“벌써 입을 열 생각인 건가.”
"네... 네, 네!!"
조금이라도 늦게 대답했다가 기회 를 박탈당할까 봐 두려운 그가 다급 하게 외쳤다. 뭐든 묻는 대로 답하 겠다고, 그러니 제발 이 지긋지긋한 고통에서만 벗어나게 해달라고,
"아쉽군.”
간절한 눈빛을 본 카시우스 공작이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좀 더 버텨 주길 바랐는데 싱겁게 벌써 포기하 는 거냐고, 좀 더 버텨 보라고.
가뜩이나 짜증이 치밀어 오른 카시 우스 공작이 날이 갈수록 얼굴도 분 간하지 못할 지경이 된 자를 툭툭 건드렸다.
"아아아악!!"
그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너무 억울 했다. 그는 완전 항복을 외쳤는데도 여전히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려야만 했으니까.
“잠깐... 너 때문인가...?"
카시우스의 머릿속에 번개처럼 얼 마 전에 있었던 일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복도에서 로제리아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놈을 봤었다. 그때 보좌관 의 말로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었 다고 했지
'설마 이놈 때문에 계속 나를 피한 건가.’
고작 그거 한 번 봤다고?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쩐 지 그녀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 각이 들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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